2025년 6월, 미국의 한 중소 미디어 업체 SEO 담당자가 분기 보고서를 작성하다 멈췄습니다. 주력 키워드의 구글 순위는 전 분기와 동일하게 1위였습니다. 그런데 오가닉 클릭률은 38% 줄어 있었습니다. 순위는 그대로인데 방문자가 사라진 것입니다. 구글이 그 페이지의 핵심 내용을 직접 요약해 검색 결과 최상단에 붙여놓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는 굳이 링크를 클릭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이 업체만의 사례가 아니었습니다. 미국 출판미디어협회News/Media Alliance가 2025년 하반기에 발표한 조사에서, AI 오버뷰 전면 도입 이후 정보성 콘텐츠의 오가닉 클릭이 평균 24%에서 최대 64%까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것이 AI 오버뷰AI Overviews가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파란 링크 목록 대신, 구글의 Gemini 모델이 여러 웹페이지를 종합해 만든 답변이 화면 상단을 채웁니다. 출처 링크는 그 아래에 작게 붙어 있습니다. 구글이 발표한 목표는 분명합니다. "더 빨리, 더 정확한 답을 줍니다." 구글의 목표는 달성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 답변의 원재료가 된 콘텐츠를 만든 사람들의 클릭 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TechCrunch는 2026년 5월, "구글이 더 이상 구글 같지 않다Google isn't really Google anymore"는 진단과 함께 주목할 만한 대안 검색엔진 6종을 소개했습니다. 이 기사가 업계에서 빠르게 공유된 것은 단순히 새 도구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었습니다. 구글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새로운 맥락에서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구글의 변화는 2023년 OpenAI의 ChatGPT가 주류 서비스로 자리 잡은 시점부터 본격화됐습니다. 구글은 자체 Gemini 모델을 검색 엔진에 통합하는 작업을 가속했고, 2024년 실험적으로 도입한 AI 오버뷰를 2025년에 미국 전역에 전면 적용했습니다. 2026년 현재 한국을 포함한 영어권 외 여러 국가로 확장이 진행 중입니다.
변화의 폭은 예상보다 컸습니다. 트래픽 분석 도구 Semrush도 같은 기간 뉴스·가이드형 콘텐츠의 클릭률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검색 순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방문자가 줄어드는 현상이 여러 산업군의 콘텐츠 운영자 사이에서 반복됐습니다. 기존 검색 최적화 공식이 더 이상 트래픽을 보장하지 않는 상황이 됐습니다.
TechCrunch가 소개한 6종 대안 엔진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 공백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구독료를 받는 대신 광고를 완전히 없앤 Kagi, AI 답변마다 출처 URL을 명시해 신뢰도를 높인 Perplexity, 사용자 검색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 DuckDuckGo, AI와 전통 검색을 사용자가 직접 조합하는 You.com, 구글 인덱스를 쓰지 않고 독자적인 크롤러로 운영하는 Brave Search, 광고 수익 일부를 나무 심기에 배분하는 Ecosia. 여섯 곳이 공유하는 포지션은 하나입니다. 구글의 광고 기반·AI 독점 방식과는 다른 경로를 택하겠다는 것입니다.
대안 엔진이 진짜 대안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을 먼저 짚겠습니다. 대안 검색엔진의 존재 자체가 구글의 지배력을 흔들지는 않습니다. 2026년 현재 세계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StatCounter 기준 약 89%입니다. Kagi의 유료 사용자는 수십만 명 수준이고, DuckDuckGo의 하루 검색량은 구글의 0.7%에 못 미칩니다. 대안 엔진 6종을 전부 합쳐도, 검색 사용자의 절대다수는 여전히 구글을 씁니다. 플랫폼을 바꾸는 것만으로 정보 탐색 문제가 풀리지는 않습니다.
AI 오버뷰가 모든 콘텐츠에 일률적으로 불리하지도 않습니다. 구체적인 1인 경험, 특정 시점의 현장 기록, 제품을 직접 써본 뒤 쓴 리뷰처럼 AI가 외부 소스를 조합해 요약하기 어려운 콘텐츠는 여전히 클릭을 유도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 사이트나 틈새 전문 뉴스레터는 대형 미디어보다 트래픽 감소 폭이 작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AI가 쉽게 요약할 수 있는 콘텐츠는 AI에 흡수되고, AI가 요약하기 어려운 콘텐츠는 오히려 검색 생태계에서 살아남습니다.
이 점에서 보면, "구글이 달라졌으니 당장 다른 엔진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주장은 상황을 단순화합니다. 일부 SEO 전문가들은 대안 엔진 최적화를 새로운 기회로 보지만, 실제 트래픽 규모를 고려하면 단기 대안이 되기 어렵습니다. 한국어 콘텐츠를 생산하는 1인 사업자에게 Kagi나 Brave Search 최적화는 더욱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점검해야 할 것은 어떤 플랫폼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정보 수집 루틴과 콘텐츠 배포 방식입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
구글의 AI 전환이 한국에도 확산되면서, 1인 사업자·콘텐츠 디렉터에게 실용적으로 의미 있는 항목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정보 탐색 루틴입니다. 구글 검색은 이미 특정 리서치 작업에서 최적 도구가 아닐 수 있습니다. AI가 여러 페이지를 합성해 만든 요약 답변은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최신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Perplexity는 이 약점에 대응해 답변과 함께 출처 URL을 명시적으로 제공합니다. 주요 리서치의 보조 도구로 써볼 만합니다. Kagi는 월 $10(약 1만 3천 원)인데, 특정 사이트의 검색 결과 가중치를 사용자가 직접 조절하는 개인화 기능을 제공합니다. 한국어 콘텐츠 커버리지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은 실질적인 한계입니다.
도구를 당장 바꾸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이 주기적으로 읽는 1차 출처 목록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특정 산업의 공식 보고서, 실무자가 운영하는 뉴스레터, 독립 리서처의 글—이런 소스는 검색엔진을 거치지 않고 직접 구독·북마크하는 것이 더 안정적입니다. 검색이 정보를 발견하는 경로라면, 이 목록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는 채널입니다. 두 가지는 역할이 다릅니다. 검색 의존도가 높을수록 검색엔진의 알고리즘 변화에 따른 리스크도 함께 높아집니다.
둘째는 콘텐츠 전략입니다. 지금 운영 중인 콘텐츠가 AI 오버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내 주력 키워드를 구글에서 검색하고, AI 요약이 상단에 뜨는지, 그 요약이 내 콘텐츠를 출처로 참조하는지 봅니다. AI 요약에 내 사이트가 포함된다면, 클릭 대신 브랜드 노출이라는 방식으로 의미를 다시 이해해야 합니다. 내 콘텐츠가 아예 빠져 있다면, 해당 키워드 중심의 글이 AI 요약형 쿼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한국어 콘텐츠 환경에서 하나 더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은 각자의 검색 알고리즘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는 구글 소유이지만 AI 오버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 별도 플랫폼입니다. 팟캐스트 자막, 커뮤니티 댓글, SNS 게시물은 구글 검색 외부에서 독자·고객이 나를 발견하는 경로입니다. 발견 경로를 복수로 유지하는 것이, 아직 한국어 커버리지가 부족한 대안 검색엔진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한국 1인 사업자·콘텐츠 디렉터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SEO를 단기 트래픽 채널로만 보는 시각을 일단 내려놓으면, 지금의 변화가 다르게 보입니다. 구글 오가닉 클릭이 줄어도, 뉴스레터 구독자나 커뮤니티 단골은 그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지금 점검해야 할 것은 내 콘텐츠가 구글 알고리즘에만 의존하고 있지 않은지입니다.
검색 알고리즘이 바뀔 때마다 전략을 급하게 수정해온 사람들이 항상 가장 먼저 흔들렸습니다. 구글이 AI 전면 전환을 선언하기 전부터 직접 찾아오는 독자·고객을 만들어온 사람들은 이번 변화에서도 흔들림이 덜했습니다. 구글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뉴스레터 구독자를 늘리거나, 커뮤니티에서 반복 소비되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유튜브 채널을 병행하거나—은 새 검색엔진을 탐색하는 것보다 조용하지만 오래가는 준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