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 Street의 한 개발자가 "Figma보다 Claude로 더 많이 디자인한다"고 썼을 때, 그 글은 Hacker News에 게재된 지 48시간 만에 225개 추천을 받았습니다. 댓글은 209개였습니다. Jane Street는 세계 최대 규모의 퀀트 트레이딩 회사 중 하나입니다. 그곳의 개발자가 Figma를 두고 AI 채팅 창에서 화면을 만들어간다는 경험담은, 편의성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실무 도구의 전환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반응한 사람들의 다수가 디자인 도구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있었습니다.

프롬프트로 화면을 만드는 방식

그의 작업 흐름은 이렇습니다. 원하는 화면 구성을 자연어로 설명합니다. 레이아웃, 색상, 인터랙션 방식, 컴포넌트 구조까지 말로 묘사하면 Claude가 HTML·CSS·React 코드를 생성합니다. 이것을 브라우저에서 즉시 확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정을 요청합니다. Figma에서 프레임을 잡고, 컴포넌트를 배치하고, 개발자 핸드오프 파일을 만드는 과정 대신, 텍스트 입력과 코드 확인의 반복이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그가 느낀 가장 큰 차이는 전환 비용에 있습니다. Figma에서 작업할 때 그는 디자인 모드와 개발 모드 사이를 오갔습니다. UI를 그린 뒤 코드로 옮기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간극이 생겼습니다. Claude로 작업하면 그 간극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화면을 묘사하는 행위와 코드를 생성하는 행위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그는 이 경험을 "피드백 루프가 달라졌다"고 표현했습니다.

Hacker News 댓글 창에서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이어졌습니다. 백엔드 개발자나 풀스택 개발자 중 "디자이너는 없지만 UI는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있는 이들이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Figma 사용법을 배우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AI에게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편이 더 빠르다는 의견이 반복됐습니다. 특히 내부 도구나 관리자 화면처럼 시각적 완성도보다 기능 완성이 우선인 경우에 이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경험담이 많았습니다.

Figma가 맞는 도구인지 묻는 시점

국내 1인 창업자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Figma 구독은 결제해두었지만 실제로 쓰는 기능은 와이어프레임 작성과 간단한 시안 정도에 머문다는 것입니다. Figma Professional 구독은 월 $15입니다. 그 요금을 내면서 협업 기능이나 프로토타입 기능을 사실상 쓰지 않는 패턴은 여러 생산성 도구에서 반복됩니다.

1인 창업자나 솔로 PM이 Figma를 쓰는 주된 맥락 중 하나는 "디자이너에게 넘기기 전 초안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외주 디자이너나 팀 디자이너가 없다면, Figma 시안은 개발자에게 건네는 중간 파일이 아니라 스스로 구현까지 해야 하는 최종 산출물입니다. 이 상황에서 Figma를 계속 선택할 이유가 있는지를 따져볼 만합니다.

기술 도구가 접근 가능해지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도구 자체가 단순해지는 것이 아니라, 도구에 접근하는 인터페이스가 바뀌는 것입니다. 항공 촬영, 데이터 시각화, 3D 출력이 그랬습니다. 드론 제어 소프트웨어가 처음에는 전문 조종사만 다룰 수 있었다가 인터페이스가 바뀌면서 영상 작가와 농업인이 같은 장비를 다루게 된 사례처럼, AI 코딩 보조 도구도 같은 방향에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기존 도구를 완전히 밀어낸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방식이 모두에게 통하지 않는 이유

이 흐름에 회의적인 시각도 분명히 있습니다. Hacker News 댓글의 상당수는 구체적인 반례를 들었습니다. 가장 자주 등장한 지적은 "Claude가 만든 UI는 기능은 있지만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버튼 간격이 화면마다 미묘하게 다르거나, 페이지 간 색상 톤이 통일되지 않거나, 반응형 처리가 특정 화면에서 깨지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경험담이었습니다. 단일 화면을 만드는 데는 빠르지만, 여러 화면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데는 손이 많이 간다는 지적이었습니다.

UX 설계자들은 더 구조적인 문제를 짚었습니다. Claude와의 대화는 현재 화면을 수정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전체 사용자 여정을 조망하면서 플로우를 설계하는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버튼 색을 바꿔달라"는 요청에는 빠르게 반응하지만, "이 플로우에서 사용자가 이탈하는 이유를 구조적으로 개선해달라"는 요청에는 한계를 보입니다. 화면 단위의 수정과 경험 설계는 다른 층위의 작업입니다.

또한 이 방식이 Jane Street 개발자에게 효과적이었던 배경에는, 그가 UI 코드를 직접 작성할 수 있는 개발자였다는 점이 있습니다. 생성된 코드를 검토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수정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이 있어야 Claude가 만든 결과물을 실제로 쓸 수 있습니다. 개발 경험이 없는 기획자나 마케터가 동일한 방식으로 작업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과 결과물의 품질을 판단하는 것은 다른 능력입니다.

지금 시험해볼 수 있는 방식

그럼에도 이 실험에서 꺼낼 수 있는 실용적인 지점은 있습니다. Figma와 Claude를 경쟁 관계로 놓지 않고, 어느 단계에서 어느 도구를 쓸지를 재배분하는 방식입니다.

프로젝트 초기, 즉 아직 화면 구조가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Claude가 더 빠를 수 있습니다. "결제 전 주문 확인 화면, 모바일 기준, 상품명·수량·총액·CTA 버튼 포함, 배경 흰색·강조 색상 인디고"처럼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Figma 빈 캔버스 앞에서 10분 고민하는 것보다 빠르게 초안이 나옵니다. 이 초안을 기반으로 팀 내 피드백을 주고받거나, 그 시점부터 Figma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반면 이미 디자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거나, 여러 화면 간 일관성이 중요한 서비스라면 Claude가 만든 컴포넌트를 그대로 쓰기보다 Figma의 정의된 스타일 가이드를 유지하는 편이 낫습니다. Claude는 요청할 때마다 스타일을 새로 판단합니다. 프로젝트가 길어질수록 이 차이가 누적됩니다.

구독 비용 관점에서도 따져볼 만합니다. Figma Professional은 월 $15, Claude Pro는 월 $20입니다. 창업 초기에 두 가지를 동시에 결제할 이유가 없는 단계라면, Figma 구독을 유예하고 Claude로 초기 화면을 잡은 뒤 서비스가 구체화되는 시점에 전환하는 방식도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지난 한 달간 Figma에서 만든 파일 중 실제로 개발로 이어진 것이 몇 개였는지, 그리고 그 파일을 만드는 데 들인 시간이 아이디어 구체화에 쓰였는지 아니면 도구 조작에 쓰였는지를 한 번 세어보십시오. 저는 이 질문이 도구 선택보다 먼저 해야 할 점검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