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감소했습니다. 브랜드 출범 이후 이어온 성장세가 처음 꺾인 해입니다. 같은 시기, 패션 업계에서 가장 자주 거론된 이름 가운데 하나는 블루엘리펀트였습니다. 젠틀몬스터의 디자인 언어를 차용했다는 논란 속에 '가성비 젠틀몬스터'라는 수식어를 달고 빠르게 성장한 아이웨어 브랜드입니다. 두 브랜드가 나란히 언급되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물음을 만들어냈습니다. 원조의 실적이 꺾인 것이 카피캣 탓이냐는 것입니다. 이 칼럼은 그 물음이 다소 단순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두 브랜드 사이에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블루엘리펀트는 젠틀몬스터의 특정 시즌 제품과 유사한 형태의 선글라스를 반복 출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두 브랜드의 제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됐고, 이 비교 자체가 블루엘리펀트를 알리는 주요 통로가 됐습니다. 비슷한 실루엣의 제품이 한쪽은 30만 원대, 다른 한쪽은 5만~10만 원대에 판매된다는 정보가 온라인에서 반복적으로 회자되면서, 젠틀몬스터의 가격 정당성을 소비자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쟁점은 여기서 갈립니다. 블루엘리펀트 측은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을 주장합니다. 반면 일부 업계 관계자와 젠틀몬스터 팬들은 고의적·반복적 모방이라고 봅니다. 두 브랜드 제품을 함께 놓으면 유사성이 눈에 띈다는 소비자 반응이 상당했고, 이 논란은 패션 커뮤니티와 업계 미디어에서 꽤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논란이 젠틀몬스터의 실적 하락을 직접 설명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블루엘리펀트로 이동한 소비자는 처음부터 젠틀몬스터의 가격대를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높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층을 핵심 고객으로 상정하지 않습니다. 그 층이 이탈했다고 실적이 흔들린다면, 브랜드의 포지셔닝 경계가 처음부터 흐릿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넓어질수록 잃는 것

패션 산업에서 특정 디자인 언어를 법적으로 독점하기는 어렵습니다. 향수, 의류, 아이웨어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 환경에서 프리미엄 브랜드가 오랫동안 지켜온 것은 디자인 자체가 아니라, 그 디자인을 만들어낸 문화적 맥락과 일관성입니다. "이 브랜드만이 이것을 가장 먼저, 가장 선명하게 말했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없다면, 가격 프리미엄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젠틀몬스터의 궤적을 보면 카피캣 논란 이전에 이미 다른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이웨어를 넘어 립스틱, 식품, 공간 브랜드로 영역을 넓혀온 과정입니다. 각각의 확장은 브랜드 세계관의 연장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젠틀몬스터는 아이웨어 브랜드"라는 소비자의 첫 번째 연상을 흐리는 작용도 합니다. 브랜드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갈수록, "이 브랜드만이 이것을 가장 잘한다"는 신호는 조금씩 약해집니다. 프리미엄 아이웨어에 수십만 원을 지불하는 소비자는 "이 카테고리의 기준"이라는 인식을 근거로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인식을 유지하려면 브랜드가 무엇에 집중하는지가 지속적으로 선명해야 합니다.

카피캣 비판론자들은 이 인과관계를 거꾸로 읽습니다. 선명도가 옅어진 것이 카피캣의 결과라는 주장입니다. 원조와 비슷한 제품이 같은 검색 결과에 반복 등장하면, 소비자 인식 안에서 원조의 무게감은 서서히 달라집니다. 두 브랜드를 나란히 비교하는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소비자의 첫 번째 질문은 "어느 쪽이 더 좋은가"에서 "왜 더 비싼 것을 사야 하는가"로 이동합니다. 이 관점에서는 젠틀몬스터의 실적 하락이 카피캣으로 인한 이미지 침식의 직접 결과입니다.

두 해석 가운데 어느 쪽이 사실에 더 가까운지는 지금으로선 가리기 어렵습니다. 카피캣, 브랜드 확장으로 인한 집중력 분산, 시장 포화, 소비 심리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동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 논쟁에서 생산적인 것은 두 해석 중 승자를 가리는 일이 아니라,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이 이 사례에서 꺼낼 수 있는 질문을 찾는 일입니다.

소규모 브랜드 운영자가 먼저 살펴봐야 할 것

젠틀몬스터와 블루엘리펀트의 관계는 대형 브랜드 간의 분쟁처럼 보이지만, 그 구조는 1인 사업자나 소규모 브랜드 창업자에게 더 자주, 더 가까이서 반복됩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면 유사한 상품을 더 낮은 가격에 내놓는 경쟁자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다듬어온 강의 커리큘럼이 비슷한 형태로 어딘가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이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면, 그 전에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브랜드에 가격 이상으로 소비자를 붙잡는 요소가 있는가입니다. 그것은 대개 특정 제품의 형태나 디자인에서 오지 않습니다. 그 제품을 만들어온 맥락과 시간, 같은 주제를 몇 년에 걸쳐 꾸준히 다듬어온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무언가입니다. 하루아침에 복제될 수 없는 것은 대개 그런 축적에서 옵니다. 완벽한 기획이나 대규모 캠페인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온 시간이, 소비자가 "이 사람한테서 사야 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근거가 됩니다. 저는 그 축적이 소규모 브랜드가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는 실질적인 방어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성비 경쟁자로 이동한 소비자가 처음부터 핵심 고객이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 고객의 이탈과 주변부 고객의 이탈은 브랜드에 미치는 의미가 다릅니다. 후자라면, 오히려 자신의 브랜드를 더 선명하게 정의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가 이탈한 자리를, 브랜드의 맥락과 일관성에 공명하는 소비자로 채우는 과정은 단기 매출에는 불리하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경로이기도 합니다.

공개적인 카피캣 논쟁이 자신의 브랜드에 실질적으로 유리한가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논쟁이 확산될수록 경쟁자는 원하지 않아도 노출 기회를 얻습니다. 소규모 브랜드에서 공개 대응은 주목도를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비교를 더 공고히 만드는 역효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젠틀몬스터가 이번 논란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법적 대응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다음 컬렉션으로 조용히 답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이 브랜드에 더 유리한 선택인지는, 지금 소비자에게 무엇을 새롭게 설명해야 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카피캣 논쟁은 때로 원조 브랜드가 자신을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을 외부에서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소송 준비 신호로만 읽으면, 정작 재정의의 기회가 조용히 지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