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복판에서 치킨집 사장이 셔터를 내립니다. 20년 직장 생활 끝에 받은 퇴직금 1억 원으로 차린 가게였습니다. 2년을 버텼지만 월세 350만 원과 치킨값 상승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작년 서울에서만 6000곳이 이렇게 문을 닫았습니다.
퇴직금으로 치킨집이나 편의점을 여는 공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자영업 시장 포화와 고물가가 만든 현실입니다.
창업률보다 높아진 폐업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소매업과 음식·숙박업 폐업률이 2023년 처음으로 창업률을 추월했습니다. 새로 문을 여는 가게보다 닫는 가게가 더 많아진 것입니다.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외형 확장보다 기존 점포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성숙기를 넘어 포화 상태에 접어든 신호죠.
이는 '안전한 창업'이라는 환상의 끝을 의미합니다. 퇴직금이나 적금으로 할 수 있는 창업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높아진 창업 진입 장벽
과거 치킨집 창업 비용은 권리금 포함 5000만~8000만 원이었습니다. 지금은 1억 원을 넘습니다. 여기에 월 임대료 200만~400만 원이 추가되죠.
더 큰 문제는 운영비입니다. 치킨 한 마리 원가가 30% 이상 올랐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도 급증했습니다.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데 비용만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편의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맹비와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을 합치면 최소 1억 5000만 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편의점 사장의 월평균 순수익은 200만~300만 원 수준에 그칩니다.
중장년 창업자의 딜레마
문제는 중장년층의 대안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55세에 명예퇴직한 직장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 제한적입니다. 재취업은 어렵고, 창업은 위험해졌습니다.
이들이 가진 자본은 퇴직금과 적금 정도입니다. 부동산 투자나 금융 투자에는 전문성이 부족하죠. 결국 '장사'가 유일한 선택지였는데, 그 장사마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카페 경영 컨설턴트들은 "창업보다 운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운영 역량을 기를 시간도, 실패를 감당할 여유도 부족한 것이 중장년 창업자의 현실입니다.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
서울 6000곳 폐업 뉴스는 개별 사업자의 실패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자영업 중심의 노후 대비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입니다.
대안을 찾으려면 창업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퇴직금 전액을 한 번에 투입하는 방식 대신, 작은 규모로 시작해 경험을 쌓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개인 역량보다 시스템에 의존하는 창업 모델도 고려해야 합니다. 검증된 프랜차이즈라도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본부의 지원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퇴직금으로 치킨집 여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더 신중하게, 더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