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스타트업에서 개발자 5명을 해고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AI가 3일 만에 그들이 3개월 걸려 완성했던 웹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했기 때문입니다. CEO는 "기술자보다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AI가 코딩하고, 디자인하고, 번역하는 동안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시장과 상품을 연결하는 일, 즉 기획입니다.
기획자는 번역가입니다
기획자를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기획자란 시장의 언어를 상품의 언어로 번역하는 사람입니다. 시장에서 "이런 게 필요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이런 상품으로 해결할 수 있어"라고 변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개발자라도 무엇을 만들지 모르면 의미가 없습니다. 훌륭한 디자이너라도 누가 쓸지 모르는 작품은 자기만족에 그칩니다. 돈을 지불할 시장과 상품을 만드는 방법을 동시에 아는 사람만이 살아남습니다.
기술을 어떻게 쓸지는 여전히 인간이 정해야 합니다
2016년 쿽이라는 맥 전용 출판 프로그램을 다루려면 최소 6개월의 학습이 필요했습니다만, 지금은 어떨까요? 어도비 인디자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몇 시간만 공부하면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 AI 기반 콘텐츠 생성 툴, 자동화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기술 진입장벽은 사실상 무너졌습니다. 기술을 몰라도 기획력만 있다면 다른 사람의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관건은 기술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망치를 들고 있어도 어디에 못을 박을지 모르면 소용없는 것과 같습니다. AI가 코딩과 디자인을 대신하더라도, "무엇을 만들 것인가"는 결국 사람이 결정해야 하는 몫입니다.
간극을 줄이는 사람이 돈을 법니다
대기업은 마케팅팀, 기획팀, 개발팀이 따로 있어서 각자 맡은 일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개인 창업자는 다릅니다. 혼자서 시장 조사도, 제품 기획도, 마케팅까지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자주 벌어지는 실수가 "멋진 제품을 만들었는데 왜 안 팔리지?"라는 한탄입니다.
기획자는 바로 이 간극을 좁히는 사람입니다. 시장이 원하는 것과 기술이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고, 그 거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습니다. 시장 조사 능력과 제품 개발 감각을 모두 갖춰야 진정한 기획자입니다.
세 가지 질문으로 검증하세요
당신이 진짜 기획자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세 가지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는가?
첫째, 시장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있는가. 추측이 아닌 데이터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내가 만든 상품이 돈을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하는지요. 내 돈으로도 사고 싶은지가 기준입니다. 셋째, 기술을 어디에 적용해 수익을 낼지 구체적으로 아는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어디에 쓸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준비된 기획자입니다. "글쎄"나 "아마도"라고 답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기획자의 사고를 키워야 합니다.
기획력은 단순한 직업 스킬이 아니라, AI 시대에 인간이 반드시 길러야 할 생존 역량입니다. 기술은 AI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 기술로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