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보리스 탄Boris Tane이 공개한 클로드 코드 활용법이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가 9개월간 실험한 워크플로우는 단순히 AI에게 코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는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이는 미래의 인간-AI 협업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기존 AI 코딩의 한계와 새로운 접근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AI 코딩 도구를 사용할 때 겪는 문제는 명확합니다. 즉석에서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오류를 수정하며, 이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은 간단한 작업에서는 효과적이지만 복잡한 프로젝트에서는 완전히 무너집니다. 탄이 제시한 해결책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계획을 검토하고 승인할 때까지 절대 코드를 작성하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접근법이 혁신적인 이유는 계획과 실행을 완전히 분리했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전략적 사고와 판단을 담당하고, AI는 기계적 실행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토큰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도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체계적인 3단계 워크플로우

1단계: 철저한 조사 연구

모든 작업은 '심층 읽기deep-read' 지시문으로 시작됩니다. 클로드에게 관련 코드베이스 부분을 철저히 이해하도록 요구하되, 반드시 연구 결과를 마크다운 파일로 작성하게 합니다. '깊이', '세부사항', '복잡성' 같은 표현을 명시적으로 사용해야 AI가 표면적인 이해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연구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AI 코딩에서 가장 비싼 실패 모드를 방지하기 때문입니다. 문법적 오류나 논리적 결함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독립적으로는 작동하지만 전체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구현입니다. 기존 캐싱 레이어를 무시하는 함수나, ORM 규칙을 고려하지 않은 마이그레이션 같은 문제들을 사전에 차단합니다.

2단계: 계획 수립과 주석 순환

연구를 검토한 후, 상세한 구현 계획을 별도의 마크다운 파일로 요청합니다. 여기서 탄이 사용하는 독특한 방법은 '주석 순환annotation cycle'입니다. AI가 계획을 작성하면, 그는 에디터에서 직접 인라인 주석을 추가합니다.

주석의 내용은 다양합니다. 때로는 '선택사항 아님'이라는 두 단어로 매개변수의 필수성을 교정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즈니스 제약사항을 설명하는 긴 문단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핵심은 채팅 메시지로 설명하는 대신, 문제가 있는 정확한 지점에 수정사항을 표시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1-6회 반복되면서 일반적인 구현 계획이 기존 시스템에 완벽하게 맞는 계획으로 변모합니다. AI는 코드 이해와 솔루션 제안에는 탁월하지만, 제품 우선순위나 사용자 고충, 엔지니어링 트레이드오프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3단계: 기계적 실행

계획이 완성되면 구현 명령을 내립니다. 탄이 거의 모든 세션에서 사용하는 표준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것을 구현하라. 작업이나 단계를 완료하면 계획 문서에 완료 표시를 하라. 모든 작업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마라."

이 시점에서 모든 의사결정이 끝났기 때문에 구현은 창의적이지 않고 기계적입니다. 이는 의도된 것입니다. 창의적 작업은 주석 순환에서 이미 끝났고, 이제는 지루한 실행만 남았습니다.

인간-AI 협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 워크플로우가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미래의 지식 작업에서 인간과 AI의 역할 분담입니다. AI가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협업 파트너가 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탄의 방법론은 명확한 답을 제시합니다. 인간은 판단하고, AI는 실행합니다. 인간이 가진 고유한 가치는 도메인 지식, 비즈니스 맥락, 사용자 이해, 그리고 무엇보다 판단력입니다. AI는 이런 맥락을 모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프로젝트에는 맞지 않는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도하게 엔지니어링되었거나, 다른 시스템 부분이 의존하는 공개 API 시그니처를 변경하거나,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도 복잡한 옵션을 선택하는 경우들입니다. 인간은 더 넓은 시스템, 제품 방향, 엔지니어링 문화에 대한 맥락을 가지고 있어 이런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지식의 스킬 분할과 미래 전망

이런 협업 방식은 우리의 지식과 기술을 새롭게 분할하는 기초가 됩니다. 기존에는 개념 이해부터 구현까지 모든 것을 개발자 한 명이 담당했지만, 이제는 역할이 세분화됩니다.

인간의 고유 영역: 시스템 아키텍처 이해, 비즈니스 요구사항 해석, 기술적 트레이드오프 판단, 코드 품질 기준 설정, 사용자 경험 고려 등의 '전략적 사고'가 인간의 몫입니다.

AI의 최적 영역: 반복적 코딩 작업, 문법 검사, 패턴 인식, 대량의 코드베이스 분석, 기계적 리팩토링 등의 '실행적 작업'은 AI가 담당합니다.

이런 분할은 개발뿐만 아니라 다른 지식 작업 영역에서도 적용될 것입니다. 글쓰기에서는 인간이 메시지와 톤을 결정하고 AI가 문법과 구조를 다듬거나, 연구에서는 인간이 가설을 설정하고 AI가 데이터를 수집·정리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실용적 적용을 위한 핵심 원칙

탄의 방법론에서 추출할 수 있는 실용적 원칙들은 다른 영역에서도 적용 가능합니다:

문서화된 계획: 구조화된 계획서는 인간과 AI 사이의 '공유 가변 상태shared mutable state' 역할을 합니다. 채팅보다 체계적이고 검토하기 용이합니다.

단계별 승인: 각 단계에서 인간의 명시적 승인 없이는 다음 단계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이는 AI의 자율적 판단을 제한하고 인간의 통제력을 유지합니다.

맥락 유지: 장시간 세션에서도 계획 문서가 핵심 맥락을 보존하므로, 대화 히스토리를 뒤져볼 필요가 없습니다.

미래에는 이런 협업 패턴이 표준이 될 것입니다. AI가 더 강력해질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욱 전략적이고 판단적인 영역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단순한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역할 분담을 가진 협업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탄의 방법론은 이런 미래 협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