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이 방향이 맞을까요?

팀원의 질문에 "나도 몰라, 무서워." 속으로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는 사연을 봤습니다. 팀원일 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 성과는 빵빵했던 사람입니다. 그 실력을 인정받아 팀장이 됐습니다. 그런데 완장을 차는 순간 능력이 증발한 것 같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내 몫만 잘하면 됐는데, 이제는 자기만 쳐다보는 팀원이 여러 명이나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바쁨의 종류가 달라져야 합니다

초보 리더가 빠지는 첫 번째 함정은 바쁨을 존재의 이유로 착각하는 겁니다. 팀원이 도움을 요청하면 직접 해결해줍니다. 피드백, 일정 체크, 잡무까지 자기 손을 안 거치면 불안해서 잠이 안 옵니다. 실제로 한 팀장은 지난 1년간 휴가를 한 번도 못 썼다고 합니다.

당장은 바쁘고 기여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피드백은 정반대입니다.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 리더의 바쁨은 실무를 대신 해주는 데 쓰는 게 아닙니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팀이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게 만드는 것. 그게 리더의 바쁨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오래 일한 한 시니어 리더는 이 전환을 겪은 뒤, 자기 시간의 40%를 사람 만나는 데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점심마다 잠재적 인재를 회사로 불러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필요할 때 사람을 찾기 시작하면 늦습니다. 미리 관계를 만들어 두는 것. 그게 리더가 바빠야 하는 영역입니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을 뽑지 못하면

채용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짚겠습니다. 초보 리더들이 빠지는 두 번째 함정은 "내가 팀원보다 기술적으로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착각입니다. 그래야 조언도 해주고, 팀원도 나를 우러러보지 않겠나. 이런 생각으로 공부를 합니다. 기술 공부를.

이 착각이 만드는 문제는 구조적입니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을 뽑지 못합니다. 그러면 팀의 인재 밀도가 낮아집니다. 인재 밀도가 낮으면 내가 팀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고, 모든 질문이 나한테 옵니다. 모든 문제를 내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악순환입니다.

경험이 충분한 사람을 뽑으면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방향이 바뀔 때마다 설득 비용이 높은 사람은 결국 도움이 안 됩니다. 역량만 보면 안 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자세.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는 이 태도가 경험보다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성공 방정식이 독이 되는 순간

세 번째 함정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갇히는 겁니다. 팀원일 때 잘했던 방식 — 문제를 직접 풀고, 빠르게 결과를 내고, 개인기로 성과를 증명하는 방식 — 이 리더가 되면 오히려 팀을 망칩니다.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모든 문제를 내가 풀어주면 팀원은 성장하지 못합니다. 팀원이 성장하지 못하면 팀 전체 역량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팀 역량이 안 올라가면 더 많은 문제가 나한테 몰립니다. 이것도 악순환입니다.

풀어줄 수 있는 문제가 있고, 팀원이 고생하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구분을 못 하면, 결국 리더가 팀의 병목이 됩니다. "팀원들이 나 없으면 숨도 못 쉬는 게 내 능력인 줄 알았는데, 그게 내 목을 조르는 밧줄이었다"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불편한 말을 미루면 더 큰 대가를 치릅니다

네 번째, 가장 실무적인 함정입니다. 피드백을 줘야 하는 상황에서 "객관적 증거를 잡아야 한다"며 시간을 끄는 것.

얼핏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감정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해서 말하겠다는 거니까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렇게 됩니다. 증거를 모으는 동안 속으로 그 사람을 점점 더 안 좋게 봅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집니다. 어느 순간 쌓인 감정이 폭발합니다. 그때 하는 피드백은 이미 피드백이 아니라 비난입니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완벽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는 건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자기 판단을 빨리 꺼내보는 겁니다. "방향이 틀렸습니다"라고 단정하는 게 아니라, "이 결과물을 왜 이렇게 만드셨나요?"라고 호기심을 가지고 묻는 것. 지적이 아니라 대화가 먼저입니다.

리더의 책임 중 하나는 팀원을 놀라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인사 평가 때 처음 듣는 얘기가 나오면, 그건 팀원의 문제가 아니라 리더가 평소에 말을 안 한 겁니다. 불편함을 미루는 건 친절이 아니라 회피입니다.

리더십은 재능이 아니라 기술입니다

이 모든 실수의 밑바닥에는 하나의 착각이 있습니다. 리더십이 재능의 영역이라는 생각. "나한테는 그런 재능이 없다", "기술을 내려놓고 리더십으로 가면 커리어가 불안해진다". 이런 생각이 발목을 잡습니다.

리더십은 연습이 필요한 기술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군가가 리더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면, 그 자체가 현재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커리어가 길어질수록 개인기만 부리는 사람의 경쟁 상대는 젊은 사람들입니다. 코딩이든 디자인이든, 개인 실력으로 승부하면 나이가 불리해집니다. 반면 영향력 — 나의 존재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역량이 올라가는 것 — 은 경험이 쌓일수록 커집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의 시작은 좋은 평판입니다. 또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커리어 초반에는 이력서를 들고 기회를 찾아다니지만, 커리어 후반에는 사람들이 기회를 가져다줍니다. 그 전환점이 리더 경험입니다.

나이 들어서 하는 후회는 대부분 해본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닙니다. 안 해본 것에 대한 후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