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의 절반이 두세 거래처에서 나올 때
매출의 절반이 두세 곳 거래처에서 나온다면, 지금 잘 되고 있어도 다음 지출의 방향은 이미 그 거래처가 정하고 있습니다. 혼자 외주 작업을 받거나 소규모로 납품을 하는 1인 사업자라면 한 번쯤 겪어 본 상황입니다. 큰 거래처가 늘려 달라는 물량에 맞춰 장비를 사고 사람을 붙였는데, 그 돈을 언제 되찾는지는 그 거래처의 다음 주문에 달려 있습니다.
지난주 아마존(AMZN)에서 눈에 띈 흐름도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 AWS(아마존 웹 서비스)가 소수 대형 고객의 AI(인공지능) 수요를 맞추려고 서버 제조와 GPU(그래픽 처리 장치) 조달을 직접 떠안기 시작했습니다.
아마존은 큰 고객을 위해 서버 제조까지 떠안았습니다
AWS는 서버 제조사 Wiwynn의 텍사스 제조 시설을 넓히기로 하고 16억 달러를 들입니다. 완성된 서버를 사 오던 방식에서 AI 서버를 직접 만드는 쪽으로 공급망을 바꾸는 결정입니다. 같은 기간 AWS는 엔비디아 GPU를 2백만 개 더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자체 칩을 개발하면서도 외부 칩을 이만큼 더 들여온다는 뜻입니다.
이 지출이 누구를 향하는지는 고객 구성에서 드러납니다. AWS 수익의 44%는 상위 4개 고객에서 나옵니다. 제조 시설 확대와 GPU 추가 구매 모두 이 네 곳의 AI 인프라 수요를 맞추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회수 쪽 숫자도 함께 나왔습니다. AWS 영업이익은 398억 달러로 아마존 전사 이익의 58%를 차지합니다. 그런데도 CEO 재시는 서버 손익분기점을 2028년으로 공시했습니다. 지금 사들이는 서버가 이익을 내기 시작하는 시점을 회사가 몇 년 뒤로 잡아 둔 것입니다.
큰 고객이 지출의 방향과 회수 시점을 정합니다
큰 기업이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를 사업 논리로 읽으면 순서가 보입니다. 상위 4개 고객이 AI 서버를 더 요구하면 AWS는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수익의 44%를 내는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그 수요를 맞추려면 GPU가 2백만 개 더 필요하고, 그 GPU를 얹을 서버는 남에게 맡기기보다 직접 만드는 쪽이 공급을 맞추기에 낫다고 본 것으로 읽힙니다. 그렇게 늘어난 지출은 당장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고, 손익분기점은 2028년으로 잡혀 있습니다. 이 순서를 한 줄로 이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 집중이 지출 항목과 손익 시점까지 정하는 경로입니다.
이익을 잘 내는 사업인데도 다음 지출의 방향은 네 곳의 고객이 정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성장을 만들어 주는 동안에는 이 순서가 문제로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네 곳 중 한 곳이 주문을 줄이는 때에 드러납니다. 그 고객을 위해 넓힌 제조 시설과 사들인 GPU는 그대로 남고, 2028년으로 잡아 둔 손익분기점은 더 뒤로 밀릴 것입니다.
상위 고객 비중을 숫자로 적는 데서 시작합니다
규모는 다르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1인 사업자에게 큰 거래처는 성장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존재이면서 동시에 지출의 방향을 정하는 존재입니다. 문제는 그 비중을 느낌으로만 안다는 데 있습니다. 매출의 절반이 두세 곳에서 나오는지 그 이상인지 적어 본 적이 없으면, 다음 지출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흐릿해집니다.
핵심 고객 의존도 줄이기는 상위 고객 비중을 숫자로 적는 데서 시작합니다. 아마존에서 상위 4개 고객 44%라는 숫자가 드러나듯, 내 장부에서도 상위 세 거래처가 매출의 몇 퍼센트인지 먼저 적습니다.
그다음은 그 고객에게 맞춘 지출을 따로 표시하는 일입니다. 그 거래처가 아니면 쓸 데가 없는 장비, 그 거래처 물량 때문에 늘린 인력, 그 거래처 규격에 맞춘 재고를 한 줄씩 적고, 각각 몇 달치 주문이 들어와야 본전을 찾는지 옆에 씁니다. 아마존이 서버 손익분기점을 2028년이라고 공시한 것처럼 회수 시점을 날짜로 적어 두면, 그 거래처의 주문이 줄어들 때 무엇이 먼저 부담이 되는지 미리 보입니다.
끝으로 회수 시점이 너무 멀게 나온 지출은 그 거래처와 나눠 지는 방법을 찾습니다. 선금이나 최소 주문량 약정, 장비 대여 같은 방식으로 지출의 일부를 고객 쪽에 두면, 핵심 고객 의존도 줄이기는 매출을 당장 다변화하지 않아도 시작됩니다.
이번 주에 해 볼 한 가지
이번 주에 한 가지만 한다면 지난 열두 달 매출을 거래처별로 내려 적고 상위 세 곳의 비중을 퍼센트로 구해 보십시오. 그 숫자 옆에 그 세 곳 때문에 늘린 지출과 회수까지 남은 기간을 함께 적으면, 다음 지출을 누가 정하고 있는지가 한 장에 드러납니다. 아마존에서는 그 계산이 수익 44%와 손익분기점 2028년이라는 숫자로 드러났습니다. 1인 사업자에게 핵심 고객 의존도 줄이기는 이 한 장을 만드는 데서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