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제를 운영하는 카페 사장은 메뉴판을 두 벌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매장 카운터 앞에, 하나는 배달 앱 화면 안에. 아메리카노가 매장에서 4,500원이라면 배달 앱에서는 5,500원에서 6,000원 사이에 올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에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배달 앱에 등록된 음식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을 달리 책정하고 있었으며, 카페 업종에서 이 비율은 전체 평균을 웃돕니다. 소비자는 결제 화면에서 배달비 항목에 찍힌 0원을 확인합니다. 그 0원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음식값이 먼저 올라가 있다는 사실은, 두 화면을 나란히 놓고 직접 비교하지 않으면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중가격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관행이 아닙니다. 배달 플랫폼이 시장에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플랫폼이 부과하는 수수료와 광고 비용을 메우기 위해 카페 사장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결과가 쌓여 만들어졌습니다. 배달 채널에서 주문당 수수료가 10%에서 15%에 달하는 환경에서 매장과 같은 가격으로 팔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매장 가격을 유지하면서 배달 채널에서 손해를 보거나, 배달 가격을 올려 수수료 손실을 상쇄하거나,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장들은 두 번째를 택했고, 그 개별 결정의 누적이 지금의 이중가격제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2026년 5월,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이 공개 성명을 냈습니다. 쿠팡이츠가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만 제공하던 무료배달 혜택을 일반 회원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습니다. 카페를 운영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이 논란은 단순한 플랫폼 정책 분쟁 소식이 아닙니다. 자신의 수익 구조가 어느 채널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다시 계산해 볼 이유가 됩니다.

무료배달의 청구서가 어디로 가는지

배달 플랫폼의 무료배달 모델이 작동하는 방식은 단순합니다.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배달비를 청구하지 않는 대신, 그 비용은 입점 업체의 수수료율이나 광고 입찰 단가, 노출 알고리즘 등을 통해 다른 경로로 회수됩니다. 소비자 화면에서 배달비 항목이 0원으로 보이는 것과, 카페 사장이 월말 정산 내역에서 무엇을 확인하게 되는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이번 성명에서 배달 플랫폼들이 무료배달, 할인 쿠폰, 구독 서비스 등을 앞세워 소비자를 유인해 왔지만, 그 실제 비용 부담은 자영업자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했습니다. 배달 주문이 늘어날수록 카페 사장이 납부하는 수수료 총액도 늘어납니다. 그 수수료를 상쇄하기 위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리면 이중가격제가 됩니다. 이중가격제를 채택하지 않으면 배달 채널에서는 주문 한 건당 마진이 거의 남지 않거나 적자가 됩니다. 조합은 이중가격제의 확산 자체가 이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성명에서 조합이 특히 문제로 짚은 것은 타이밍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재 쿠팡의 와우 멤버십 끼워팔기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시점에, 무료배달 확대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조합은 이 타이밍이 공정위 조사 혐의를 희석하려는 의도처럼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합에 따르면 쿠팡은 수개월간 이어진 소상공인 상생 논의 테이블에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플랫폼과 소상공인은 공생 관계여야지 약탈 관계가 돼서는 안 된다"며 "자영업자의 희생 위에 세워진 무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조합은 쿠팡이츠에 일반회원 대상 무료배달 확대 추진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정부와 공정위에는 끼워팔기와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고, 배달 플랫폼 전반을 향해서는 영세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 상생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플랫폼 측 논리가 전혀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배달 플랫폼 측의 반론도 단순히 기각하기는 어렵습니다. 플랫폼이 주로 내세우는 논리는 무료배달이 소비자의 주문 문턱을 낮춰 전체 배달 거래량을 늘리고, 그에 따라 자영업자의 월 매출 총액 자체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배달 플랫폼 입점 이후 월 매출이 늘었다고 경험하는 카페 사장의 사례는 실제로 있습니다. 플랫폼이 없었다면 해당 카페의 물리적 상권 바깥에 있었을 소비자를 연결해 준다는 점에서, 플랫폼이 시장 자체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입니다.

배달 플랫폼 경제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해석은 갈립니다. 소비자 후생이 단기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측정 가능하고, 거래량 증가가 소규모 자영업자에게도 이익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실재합니다. 배달 플랫폼 이전의 카페 운영 여건이 얼마나 이상적이었는지를 과대평가하면, 지금의 문제 제기 자체가 빈약해질 수 있습니다. 배달 매출 덕분에 폐업 위기를 넘겼다고 말하는 자영업자의 경험을 무시하고 논의를 진행하면 실제 현실과 거리가 생깁니다.

초기 시장 확장 효과와,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굳어진 이후의 협상 구도는 다릅니다. 플랫폼이 소비자를 충분히 확보하고 자영업자의 의존도가 높아진 시점 이후, 수수료 체계나 노출 알고리즘을 어떻게 변경할지는 플랫폼이 결정합니다. 지금의 조건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특정 플랫폼에서 매출의 60% 이상이 발생하는 카페가 조건 변화에 맞서 협상력을 갖기는 쉽지 않고, 해당 플랫폼을 떠나는 것도 그 순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잃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수익 구조를 플랫폼이 정하기 전에 사장이 설계해야 합니다

이번 논란이 카페를 운영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실질적인 질문은 하나입니다. 전체 매출 가운데 배달 플랫폼 채널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얼마이며, 그 채널의 수수료 조건이 바뀌거나 플랫폼 정책이 달라지면 사업 수익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달라지는가입니다.

배달 매출 비중이 70%를 넘는 카페는 플랫폼 수수료가 3~5%포인트 오르면 수익 구조 전체가 흔들립니다. 반면 배달이 전체 매출의 20% 이하이고 나머지가 매장 내방 고객, 카카오톡 채널 사전 주문, 구독 패키지, 단골 직접 연락 등 다양한 경로로 구성된 카페는 플랫폼 정책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합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모델인지는 카페의 위치, 규모, 상품 구성에 따라 다릅니다. 자신이 어느 쪽인지 파악하고 있는가가 먼저입니다.

채널 구조를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방법은 이미 실행 중인 카페들이 있습니다. 배달 플랫폼을 통한 첫 방문 고객이 매장 단골로 전환될 수 있도록 포인트 적립, 스탬프 카드, 구독권 등의 장치를 마련하거나, 카카오톡 채널이나 자체 예약 앱을 통한 픽업 사전 주문 루틴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단기적으로 플랫폼을 통한 노출보다 매출 증가 속도가 느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 수수료가 붙지 않는 직접 채널의 주문 한 건은, 같은 가격에 플랫폼을 통해 들어온 주문보다 실수익이 높습니다. 비슷한 매출 규모에서도 어느 경로를 통해 들어오느냐에 따라 사장 손에 남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메뉴 구성과 단가 설계도 들여다볼 지점입니다. 이중가격제는 수수료 손실을 메우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지만,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의 차이가 커질수록 소비자가 매장을 직접 방문할 이유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깁니다. 배달 메뉴를 매장 전체 메뉴와 동일하게 유지하지 않고, 배달에 최적화된 상품군으로 좁히거나 배달 전용 세트를 만들어 객단가를 높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포장 비용과 배달 거리에 따른 주문 손실 가능성을 감안하면, 배달 채널에서 모든 메뉴를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선택은 아닙니다. 어떤 방향이든 플랫폼 정책 변화에 반응하기 전에, 채널별 수익 구조를 수치로 먼저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카페 운영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장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개업 초기에는 플랫폼 노출 의존도가 높더라도, 1~2년이 지난 이후부터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쌓고 재방문율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수익 안정성으로 이어진다는 경험입니다. 플랫폼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과 직접 채널을 통한 단골 유지를 함께 가져가되, 그 비율을 의식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카페의 중기 수익성과 깊게 연결됩니다.

이번 무료배달 논란은 카페 사장들이 자신의 채널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됩니다. 플랫폼이 조건을 바꾸기 전에 먼저 채널별 수익 수치를 확인하고 직접 채널 비중을 조금씩 높여놓은 쪽이 선택지가 많습니다. 무료배달을 막는 일은 조합의 역할이고, 자신의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일은 사장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