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생성형 AI 전체를 하나로 묶어도 정보 검색 플랫폼 순위에서 11위에 불과했습니다. 2026년 상반기, 챗GPT 하나가 단독으로 4위에 올랐습니다. SK네트웍스 계열 통합 마케팅 기업 인크로스가 올해 발표한 '2026 상반기 마케팅 트렌드 결산 리포트'에 담긴 수치입니다. 수치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속도입니다. 현재 1위부터 3위를 차지한 플랫폼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년에서 10년 이상을 쌓았다면, 챗GPT는 2년 안에 그 대열에 끼어들었습니다.
이 변화가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73.8%는 AI를 열면 검색부터 합니다
인크로스 리포트에 따르면, 생성형 AI 사용자의 73.8%가 AI 활용 목적 1순위로 정보 검색을 꼽았습니다. 번역과 요약이 그다음이고, 텍스트 생성은 더 아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AI를 창작 보조 도구보다 정보를 찾는 통로로 먼저 씁니다.
이 수치가 콘텐츠 제작자에게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검색과 AI 검색은 정보가 전달되는 구조가 다릅니다.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키워드를 입력하면 결과 목록이 나오고, 사용자는 원하는 링크를 클릭해 원문으로 이동합니다. AI에게 질문하면 AI가 관련 정보를 종합해 하나의 답변으로 제시합니다.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하지 않아도 내용이 전달됩니다.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 이 구조 차이는 중요합니다. 구글 검색 결과 상위에 내 글이 올라오면, 독자가 클릭해 원문을 읽고, 내 이름과 채널을 기억합니다. AI가 내 글의 내용을 요약해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할 때는 내용이 전달되더라도 출처가 함께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웹 방문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고, 독자가 제작자를 인식할 접점도 줄어듭니다.
물론 AI가 답변에 출처 링크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고, 일부 AI는 이미 인용 출처를 표시합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AI 검색을 통한 노출이 기존 검색을 통한 노출과 동일하게 작동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두 최적화는 다른 원칙 위에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온라인 콘텐츠 전략의 기준선은 검색 엔진 최적화(SEO)였습니다. 구글과 네이버 알고리즘이 페이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배우고,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녹이고, 제목 구조를 다듬고, 외부 링크를 쌓는 방식으로 가시성을 높였습니다. 이 공식이 AI 검색 환경에서도 그대로 통할지는 불분명합니다.
두 최적화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구체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콘텐츠는 검색 엔진에서도, AI 인용에서도 유리합니다. 그러나 어긋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검색 엔진은 메타데이터, 내외부 링크 수, 페이지 속도 같은 기술적 신호를 비중 있게 봅니다. AI는 이런 기술적 신호보다 콘텐츠 내용의 밀도를 더 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질문에 직접 답하는가, 수치와 출처가 명시되어 있는가, 같은 주제의 다른 글들과 구별되는 관점이 있는가 같은 것들입니다.
"이 트렌드는 주목해야 합니다"라고만 쓴 글보다 "인크로스 리포트에 따르면 생성형 AI 이용자의 73.8%가 정보 검색 목적으로 AI를 씁니다"처럼 수치와 출처가 명시된 글이 AI 응답에 포함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일반론보다 사례, 추상보다 숫자가 AI가 인용할 단서를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잘 만든 SEO 글'이 역효과가 될 수 있는 지점이 생깁니다. 키워드 밀도를 맞추기 위해 구체적인 정보 없이 비슷한 표현을 반복하거나, 트래픽을 끌기 위해 제목은 자극적이되 내용이 얕은 글은 SEO 점수는 낼 수 있어도 AI에게 인용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글들이 AI 검색 비중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더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 제목에서 말한 역설의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 분석에는 구멍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습니다. 'AI 검색에 최적화된 콘텐츠 전략'이라는 논의 자체가 아직 검증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AI들이 웹 콘텐츠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인용하는지는 각 회사가 명확히 공개하지 않습니다. 인용 방식은 모델 업데이트마다 달라지고, 사용자가 실시간 검색 기능을 활성화했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다릅니다. 현재 나오는 'AI SEO' 조언들 중 상당수는 직접적인 실증 데이터보다 논리적 추론에 근거합니다.
더 넓게 보면, 챗GPT가 검색 플랫폼 4위에 올랐어도 1위부터 3위는 여전히 기존 플랫폼입니다. AI 검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채널들을 대체했다기보다 하나가 더 추가된 것으로 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더 정확한 해석일 수 있습니다. 'SEO는 끝났다'거나 'AI 검색에 맞게 전략 전체를 갈아엎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현 시점에서 성급합니다.
저는 이 변화를 '새로운 최적화 기술을 익혀야 하는 문제'라기보다 '독자가 어디서 어떻게 정보를 찾는지를 다시 들여다보는 기회'로 접근하고 싶습니다.
지금 조정할 수 있는 것들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반드시 기존 방식을 버리는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하고 있는 것들 안에서 조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글을 쓸 때, 이 글이 누군가의 어떤 구체적인 질문에 답하는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입니다. "AI 마케팅의 미래"처럼 넓은 주제보다 "뉴스레터 개봉률이 20% 이하로 떨어졌을 때 먼저 살펴볼 것"처럼 특정 상황에서 특정 질문에 직접 답하는 글이 AI 응답에 포함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것은 SEO 원칙과도 충돌하지 않습니다. 독자가 실제로 찾는 질문에 답하는 콘텐츠가 검색 엔진에서도, AI에서도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두 방향이 일치합니다.
수치와 출처를 글에 더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도 점검해볼 만합니다. "전문가들이 주목합니다"보다 "A 기관의 2026년 리포트에 따르면 B%입니다"가 독자의 신뢰를 얻는 데도, AI 인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더 유리합니다. 이미 이렇게 쓰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추가 비용 없이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좀 더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볼 것도 있습니다. AI가 내 글의 내용을 요약해 전달하는 경우가 늘어날수록, 웹 트래픽만으로 독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기가 이전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메일 구독, 텔레그램 채널, 유튜브 채널처럼 플랫폼 알고리즘을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된 독자는 AI 인용 방식이 어떻게 바뀌어도 영향을 덜 받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업무 환경에서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쌓는 것이 '상황이 달라져도 계속 쓸 수 있는 자산'인데, 콘텐츠 제작자에게 직접 연결된 독자가 그런 자산에 가장 가깝습니다.
2024년 11위에서 2026년 4위까지 이동하는 데 2년이 걸렸습니다. 다음 2년 후의 순위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독자가 정보를 찾는 출발점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지금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