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출판 현실
인공지능이 콘텐츠 생성의 주요 도구로 자리 잡으며 출판계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출판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습니다. 공개적으로 내세우진 않지만 AI를 쓰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고, 저작권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상황에 출판계도 놓여 있습니다.
변화하는 저자의 의미
전통적으로 저자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빚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글쓰기 실력이 뛰어난 사람만이 저자가 될 수 있던 시절이었죠. '글빨' 있는 사람만이 저자라는 인식이 강했던 때입니다.
하지만 출판이 확산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면서 저자의 범위는 점차 넓어졌습니다. 특히 실용서, 경제경영서, 자기계발서를 주로 다루는 저희 같은 출판사는 글쓰기 전문가가 아닌 저자가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는 당연한 현상일 수 있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낸 사람들이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으니까요.
저자들의 콘텐츠를 끌어내는 것이 늘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유튜브 채널〈배워보소서〉에서 아이디어 수집법, 포스트잇을 활용한 카테고리 분류, STT 기능으로 음성을 텍스트화하는 방법 등 실제 출간 과정에서 검증된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저자의 머릿속에 있는 암묵지를 어떻게든 형식지로 꺼내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AI가 바꾼 글쓰기
이제는 AI가 글 자체를 대신 써주는 시대가 왔습니다. 하지만 10년간 수천여 건의 원고를 검토한 경험으로 볼 때, AI로 만들어진 기획서나 원고는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책을 많이 읽는 독자라면 충분히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가 생성한 이미지나 영상에서 묘한 이질감을 느끼듯, 글에서도 똑같은 거부감이 옵니다. 그런데도 요즘 인터넷 기사들을 봐도 AI로 글을 쓰는 기자들 역시 늘어나는 것을 보니, 오히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인간의 글이 AI 글로 대체되지 않을까 염려스럽기까지 합니다.
AI에는 분명 장점도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기 어려웠던 전문가분들에게 AI는 정말 강력한 도구입니다. 텍스트를 생성해내는 것 자체가 큰 벽이었던 분들에겐 큰 도움이 되니 사용하지 말자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AI 활용의 올바른 방향
제가 제안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AI로 글을 쓸 때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먼저 정리하고, AI를 증폭 도구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제안하는 'AI 글쓰기 3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본인의 전문 영역을 명확히 정리합니다. 둘째, 텍스트로 풀어내는 과정에서만 AI를 활용합니다. 셋째, 내가 모르는 것을 AI로 만들어 내 것인 양 내세우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이 쌓이면 머릿속에만 있던 암묵지가 형식지로 전환되는 거죠.
전문 영역 명확화 → STT로 생각 음성화 → AI 활용 문서 정리
새로운 시대의 저자란
AI 시대의 저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나온 책에 신뢰성을 부여하고 내용을 보증하는 사람입니다. 출판의 목적도 변했습니다. 인세 수익보다는 전문성을 체계화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죠. 책은 이제 공신력 있는 매체로서 자신의 전문성을 정리하고 알리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리브레토는 AI 시대 저자의 핵심을 '책임감'으로 봅니다. 내가 책임지고, 신뢰 있게 세상에 내보낸다는 마음. 그 마음이 있는 사람이 앞으로도 저자일 것입니다. 진정한 저자가 되려면 이런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