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 업계를 뒤흔든 AI의 충격파

엔트로픽의 AI 통합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세일즈포스를 비롯한 전통적인 SaaS 기업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고객 관리, 회계 관리, 인사 관리, 데이터 분석, 협업 도구 등 각각의 기능별로 분할되어 있던 SaaS 구조가 AI 하나로 통합되면서, 기존 '기능이 곧 매출'이었던 비즈니스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넘어서, 투자자들이 SaaS 기업을 평가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고 있습니다. 특히 관리회계 관점에서 보면, 원가구조와 수익성 분석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정비 중심에서 변동비 중심으로의 전환

기존 SaaS 기업들은 각 기능별로 개발팀을 운영하고, 별도의 서버 인프라를 구축하며, 기능별 고객지원팀을 두는 구조였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고정비 중심의 원가구조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단위당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었습니다. CVPCost-Volume-Profit​ 분석 관점에서 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추가 매출의 대부분이 이익으로 직결되는 높은 영업 레버리지를 가진 모델이었죠.

하지만 AI 통합 플랫폼은 이런 구조를 뒤엎습니다. 하나의 AI 모델이 여러 기능을 수행하므로, 기능별 고정비가 크게 줄어들고 대신 AI 모델 사용량에 따른 변동비 성격이 강해집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제 매출 성장률보다는 '단위 거래당 수익성'과 '변동비 관리 능력'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활동기준원가로 진짜 경쟁력 찾기

AI 통합 플랫폼 시대에는 표면적인 매출 지표보다 ABCActivity-Based Costing​ 관점에서 원가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세일즈포스가 CRM 고객 1명당 창출하는 수익과 AI 플랫폼이 동일한 고객을 서비스하는데 드는 비용을 비교해보면, 진짜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활동은 '데이터 처리 비용', 'AI 모델 학습 비용', '고객 맞춤화 비용' 등입니다. 기존 SaaS 기업들이 기능별로 나눠서 관리하던 이런 비용들이 AI 플랫폼에서는 어떻게 통합되어 관리되는지, 그리고 이것이 실제로 비용 효율성을 가져오는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투자 의사결정을 위한 관련원가 분석

투자자가 SaaS 기업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관련원가Relevant Cost​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기능 확장에 따른 개발비용'이 주요 관련원가였다면, 이제는 'AI 전환 비용'과 '기존 시스템 폐기 손실'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세일즈포스 같은 기업이 AI 통합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면 기존에 구축한 기능별 인프라와 개발 조직에 투입된 매몰비용Sunk Cost​이 상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의사결정에서 배제해야 할 비용이고, 대신 '전환하지 않을 경우의 기회비용'과 '전환 시 예상되는 추가 투자비용'을 비교해야 합니다.

새로운 평가 지표의 필요성

관리회계 관점에서 볼 때, AI 시대의 SaaS 투자에서는 기존의 ARRAnnual Recurring Revenue​이나 LTVLife Time Value​ 같은 지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신 '기능당 고객 이용률', 'AI 처리 단위당 수익성', '통합 효과로 인한 비용 절감률' 등 새로운 KPI를 개발해야 합니다.

특히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card​ 관점에서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고객 관점(AI 서비스 만족도), 내부 프로세스 관점(기능 통합 효율성), 학습과 성장 관점(AI 역량 축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투자자들은 숫자 뒤에 숨겨진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적 변화를 읽어내야 합니다. AI가 가져온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원가구조와 수익 창출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입니다. 이런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관리회계적 사고가 투자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