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노트북을 켜고 챗GPT나 클로드에게 이메일 초안을, 사업계획서 문구를, 광고 카피를 맡기면서도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내가 지금 이 도구를 제대로 쓰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검색창 대신 쓰는 정도에 머물러 있는 걸까 하는 물음입니다. 직장인이라면 옆자리 동료가 어떤 프롬프트를 쓰는지 곁눈질이라도 할 수 있지만, 혼자 사업을 꾸리는 1인 창업가에게는 비교할 상대도 점검할 기준도 없습니다. 그래서 AI를 매일 쓰고는 있어도 늘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만 남습니다.
최근 발표된 한 논문이 바로 이 궁금증에 실마리를 던집니다. 한 대기업의 백오피스 직원들이 실제로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했는지를 대량으로 들여다본 연구로, 조직 안에서 AI를 능숙하게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데이터로 보여줍니다. 비교 대상이 없는 1인 사업자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AI를 쓰는지 보여주는 드문 참고 자료인 셈입니다.
어떤 연구인가
Nicholas J. Hallman 등 네 명의 연구진은 한 대기업의 협조를 얻어 2025년 한 해 동안 8개월치 실제 업무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15개 직무 영역에 걸친 약 4,000명의 백오피스 직원이 생성형 AI에 입력한 프롬프트 713,564건과 그에 대한 응답을 통째로 들여다본 것입니다. 설문이나 자기보고가 아니라 실제 사용 기록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쓴다고 말하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쓰는지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진의 목표는 이 방대한 프롬프트 더미에서 정교한 사용과 그렇지 않은 사용을 가려내고, 그 차이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짚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프롬프트 데이터를 분석해 세 가지 패턴을 확인했습니다.
정교함을 가르는 축은 직급, 직무, 그리고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직급을 보면, 선임급 직원일수록 생성형 AI를 더 정교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AI 활용 능력과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즉 AI를 잘 쓰려면 프롬프트 기술 이전에 그 일 자체를 잘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음으로 직무를 보면 편차가 상당히 컸는데, 전략,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 관리처럼 회사 전체의 방향과 조직 변화를 다루는 부서에서 정교한 사용 수준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의 흐름을 보면, 시일이 지난다고 해서 직원들의 활용 수준이 저절로 좋아지지는 않았고, 정식 AI 교육을 받은 뒤에도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정교한 사용은 방치해도 늘거나 한 번의 교육으로 굳어지는 성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무에 적용하면
이 결과를 1인 사업자와 기획자의 언어로 옮겨보면 몇 가지 행동이 보입니다. 직장인 AI 활용 수준을 가르는 것이 결국 업무 전문성이라면, 프롬프트를 잘 쓰는 법보다 내 업무를 더 깊이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프롬프트 기교를 익히기 전에, 내가 다루는 문제를 얼마나 정확한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볼 만합니다. 또한 전략과 조직 변화를 다루는 업무일수록 정교한 사용이 두드러졌다는 점은, 반복 업무보다 방향을 정하는 업무에 AI를 투입할 때 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사업계획을 다듬거나 새로운 방향을 검토할 때 AI를 더 적극적으로 끌어들여볼 이유입니다. 아울러 단발성 교육이나 튜토리얼 한 번으로 활용 수준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는 결과는 1인 사업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프롬프트 잘 쓰는 법을 한 번 배우고 끝내기보다, 실제 업무에 AI를 계속 물려 쓰면서 감각을 유지하는 편이 낫습니다.
주의할 점
이 연구는 특정 대기업 한 곳의 백오피스 인력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업종과 조직 문화가 전혀 다른 1인 사업자에게 결과가 그대로 옮겨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확인된 내용은 정교한 사용과 직급, 직무의 관계일 뿐, 정교한 사용이 실제 성과나 매출로 이어지는지는 이 연구만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프롬프트 71만여 건이라는 규모, 그리고 선임과 신입의 격차가 교육만으로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는 발견은, 혼자 AI를 쓰는 사람이라도 자기 업무에 대한 이해를 먼저 다지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일 근거가 되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