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해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이 통상 4년의 베스팅을 채우고 행사를 신청하는 시점이 2026년 전후에 집중됩니다. 이 시기에 맞물려 행사 과정에서의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현물 주식 대신 현금 정산을 받거나, 주당 가치 산정 기준이 달라 기대했던 금액과 실제 수령액이 크게 차이 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 분쟁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계약서 한 장으로 이어집니다. 행사가격, 부여 주식수, 베스팅 일정이 적힌 그 계약서입니다. 입사 첫날 대표가 직접 건네줬고, 회사 법인 인감까지 찍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계약서에는 행사 시점의 분쟁을 막을 수 있는 숫자가 처음부터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숫자는 계약 당시의 발행주식수 총수입니다.

계약서의 주식수는 분자만 보여줍니다

스톡옵션 계약서가 직원에게 주는 것은 두 숫자입니다. 행사가격과 부여 주식수. 이 두 숫자로 미래의 차익을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주당 5,000원에 10,000주를 살 수 있으니, 현재 주당 가치가 50,000원이면 차익은 4억 5,000만 원." 계산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 계산의 결정적인 문제는 내 주식이 회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분율은 내 주식수를 회사 발행주식수 총수로 나눈 값입니다. 10,000주는 이 수식의 분자일 뿐이고, 그것만으로는 내 지분율이 얼마인지 알 수 없습니다. 발행주식수 총수가 100만 주라면 10,000주는 1%입니다. 500만 주라면 0.2%입니다. 같은 10,000주라도 회사의 자본 구조에 따라 전혀 다른 비중을 갖습니다.

계약서에 발행주식수 총수가 빠져 있으면, 직원은 자신의 지분율을 처음부터 계산할 수 없는 상태로 서명하게 됩니다. 행사가격이 적혀 있으면 내가 얼마를 내야 하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받는 것이 회사의 몇 퍼센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채용 당시 대표가 "회사 지분의 1%를 드리겠다"고 말했더라도, 그것이 계약서에 발행주식수 총수 기준으로 명시돼 있지 않으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습니다. 계약서에는 10,000주라고만 적혀 있고, 그것이 1%인지 0.2%인지는 다른 숫자를 봐야만 나옵니다. 그 다른 숫자가 계약서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운드마다 발행주식수 총수가 바뀝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방식을 보면 왜 발행주식수 총수가 계속 달라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기업에 자금을 투입할 때 기존 주주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도 있지만, 스타트업에서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회사가 새로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주는 것입니다. 이를 신주발행이라 합니다. 신주가 발행되면 발행주식수 총수가 늘어납니다. 기존 주주의 주식 수는 그대로지만, 회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지분율은 줄어듭니다.

구체적으로 추적하면 이렇습니다. 시리즈 A 당시 발행주식수 총수가 100만 주인 회사에서 스톡옵션 10,000주를 받았습니다. 잠재 지분율은 1%입니다. 2년 뒤 시리즈 B에서 신규 투자자에게 20만 주를 발행했습니다. 발행주식수 총수는 120만 주가 됩니다. 내 옵션은 그대로 10,000주지만 지분율은 0.83%로 낮아집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성장에 따라 신규 인재 채용을 위해 스톡옵션 풀을 추가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사회 결의만으로 5만 주의 옵션 풀을 새로 만들 수 있다면, 발행주식수 총수는 125만 주가 됩니다. 내 지분율은 0.80%로 다시 내려갑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스톡옵션 10,000주의 지분율이 달라지는 경로시리즈 A: 발행주식수 100만주 → 잠재지분율 1.00%신규 투자 유치시리즈 B: 신주 20만주 발행발행주식수 120만주 → 지분율 0.83%후속 채용신규 옵션풀 5만주 추가발행주식수 125만주 → 지분율 0.80%

베스팅 4년이 끝나는 시점에 발행주식수 총수가 200만 주로 늘어났다면, 같은 10,000주의 지분율은 0.50%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숫자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바뀐 것은 그 숫자가 놓인 맥락입니다.

법이 스톡옵션 부여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직원 급여를 인상할 때는 주주총회를 열지 않습니다. 스톡옵션을 새로 부여할 때는 열어야 합니다. 신주 발행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주주 입장에서 스톡옵션은 '회사가 인재에게 주는 보상'이 아니라 '자신의 지분 일부를 인재에게 이전하는 결정'에 가깝고, 그래서 동의가 필요합니다.

세금과 정산 기준에 따라 실수령이 달라집니다

행사가격 5,000원, 현재 주당 가치 50,000원, 부여 주식수 10,000주. 이 세 숫자의 조합만으로 계산하면 총 기대 차익은 4억 5,000만 원입니다. 이 계산이 행사 시점에 달라지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세금입니다. 비상장 스타트업 스톡옵션은 행사 시점에 근로소득으로 과세됩니다. 과세표준은 행사 당시 시장가와 행사가격의 차액에 주식수를 곱한 값입니다. (50,000 - 5,000) × 10,000 = 4억 5,000만 원 전체가 당해 연도 근로소득에 합산됩니다. 다른 급여 소득이 있으면 누진세율이 올라가고, 소득세율 38% 구간에 들어서면 세후 수령액은 세전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행사가격 납입금 5,000만 원도 따로 내야 합니다. 기대 차익의 절반 이하가 실수령인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둘째는 '현재 주당 가치'가 누구의 기준이냐입니다. 비상장 기업의 주가는 공개 시장 호가가 없습니다. 최근 라운드 투자 단가를 기준으로 하면 50,000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보충적 평가 방법, 즉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가중 평균한 방식을 씁니다. 두 기준이 다르면 과세표준도 달라집니다.

더 직접적인 문제는 현금 정산 시의 기준입니다. 회사가 현물 주식 대신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기로 했을 때, 그 '차액'의 기준이 되는 주당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산정하는지가 계약서에 없으면 행사 시점에서 회사와 직원이 서로 다른 금액을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됩니다. 이것이 지금 실제로 일어나는 분쟁의 형태입니다.

계약서에서 확인할 세 가지

스톡옵션 부여 계약서를 받은 날, 또는 이미 서명했지만 아직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은 경우라면, 아래 세 가지를 찾아봐야 합니다.

계약 당시 발행주식수 총수. 계약서 본문 또는 별지에 "부여 당시 기준 총발행주식수 ○○주"가 적혀 있어야 합니다. 이 숫자가 없으면 지분율 계산의 출발점이 없습니다. 없다면 법인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또는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한 발행주식수 확인서를 회사 측에 문서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신규 옵션 풀 설정의 한도와 결의 요건. 향후 이사회 결의만으로 추가할 수 있는 옵션 풀의 상한이 계약서나 정관에 명시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설정 가능한 범위가 넓을수록, 행사 시점까지 발행주식수 총수가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회사의 결정에 따른다"고만 적혀 있는 조항은 사실상 직원에게 불리한 열린 결말입니다.

현금 정산 조건과 주당 가치 산정 기준. 현물 정산과 현금 정산 중 선택권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회사에 선택권이 있다면, 현금 정산 시 주당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산정하는지도 계약서에 있어야 합니다. "최근 라운드 투자 단가"와 "보충적 평가액"은 같은 시점에 수십 퍼센트 차이가 날 수 있고, 그 기준이 없는 계약서는 행사 시점을 협상 시점으로 만듭니다.

재무적 사고는 수익률보다 전체 자본 구조를 먼저 읽는 관점에서 시작합니다. 부여받은 주식수라는 분자보다 발행주식수 총수라는 분모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계약서를 제대로 읽는 순서입니다.

스톡옵션 계약서를 처음 받는 날, 서명하기 전에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발행주식수 총수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 숫자가 계약서 어디에도 없다면, 그 항목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4년 뒤의 분쟁을 막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