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느는데 잔고가 주는 달
매출은 분명히 늘고 있는데 통장 잔고는 오히려 줄어드는 달을 겪고 계시지 않나요? 지난 주 알파벳(구글)이 바로 그 상황을 세계 최대 규모로 보여줬습니다. 매출이 24% 늘었는데, 본업이 만들어내는 현금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입니다.
24% 성장 뒤에서 벌어진 일
알파벳의 2분기 매출은 1,198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늘었고, 클라우드는 82% 성장했습니다. 검색 광고 17%, 유튜브 13% 성장까지 더하면 표면의 숫자는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그런데 같은 분기, 일회성 요인을 걷어낸 잉여현금흐름은 59억 달러 적자였습니다. 순이익률 55%도 뜯어보면 70% 이상이 보유 주식의 미실현 이익에서 나온 것이고, 경영진 스스로 반복되기 어려운 이익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이를 빼면 이익률은 31%로 내려앉습니다.
원인은 투자 약정입니다. 연간 1,800억~1,90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공식화했고, 재무제표 밖으로는 1,500억 달러의 약정이 따로 쌓였습니다. SpaceX에 매달 9억 2,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구매 의무 하나만으로도 향후 2~3년간 330억~440억 달러의 현금 유출이 고정됩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Berkshire의 100억 달러를 포함한 800억 달러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외부 변수도 겹칩니다.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인 광학 모듈은 글로벌 공급의 3분의 2가 중국에 몰려 있는데 수출제한 경고가 나왔고, 광고 사업은 반독점 판결을 근거로 한 Teads의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으로 연쇄 소송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매출의 87%를 광고에 기대는 구조에서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버는 돈보다 쓰기로 한 돈이 많아질 때
주목할 점은 알파벳이 못 버는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정상화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여전히 1,850억 달러로 충분합니다. 문제는 쓰기로 약속한 돈이 버는 돈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그 선을 넘는 순간부터 회사는 유상증자, 외부 차입, 재무제표 밖 약정 같은 외부 자본에 기대게 됩니다. 외부 자본이 들어온다는 것은 확장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할 권리의 일부가 밖으로 나간다는 뜻입니다. 1년 전 순이익의 116%였던 영업현금흐름이 76%로 떨어진 것은, 장부의 이익과 손에 쥐는 현금 사이의 거리가 그만큼 벌어졌다는 신호입니다.
규모만 다를 뿐, 원리는 같습니다
1인 사업자 현금흐름 관리의 원리도 정확히 같습니다.
첫째, 확장 속도의 기준을 매출 성장률이 아니라 본업이 실제로 남기는 현금으로 잡으시기 바랍니다. 매출이 아무리 늘어도 현금이 마이너스면 그 확장은 남의 돈으로 하는 확장입니다. 월말에 통장에 실제로 남은 돈 안에서 다음 달 투자 한도를 정하는 것이 1인 사업자 현금흐름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이익의 출처를 구분하시기 바랍니다. 알파벳 이익의 70%가 반복 불가능한 이익이었듯, 일회성 프로젝트나 단발 수주로 만든 이익을 근거로 고정비를 늘리면 다음 달부터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반복되는 이익만 확장의 근거로 삼아야 합니다.
셋째, 월 구독이나 장기 계약 같은 고정 지출 약정은 눈에 보이는 금액보다 무겁게 계산하시기 바랍니다. 매달 나가는 약정은 미래의 현금을 지금 묶어두는 일이고, 알파벳도 결국 그 약정 때문에 증자를 택했습니다.
이번 주에 해볼 한 가지
이번 주에는 내 사업의 정상화 현금흐름을 한 번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달 순이익에서 일회성 수입을 빼고, 매달 반복되는 약정 지출까지 뺀 숫자입니다. 그 숫자가 플러스인 범위 안에서만 다음 확장을 결정한다면, 사업의 주도권은 계속 내 손에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