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V 드론을 시작하려고 검색하면 부품 목록이 먼저 나옵니다. 프레임, 플라이트 컨트롤러, 변속기, 모터, 프로펠러, 수신기, 배터리. 여기에 카메라와 영상송신기와 안테나가 더 붙고, 조종기와 고글도 있어야 합니다. 열두 가지가 넘습니다.
목록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완제품을 사면 안 되나.
5인치 FPV 드론에는 완제품이 사실상 없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같은 5인치라도 무엇을 하려는지에 따라 모터도 프로펠러도 배터리도 달라지고, 그 조합을 정하는 것 자체가 이 취미의 절반입니다. 만드는 것이 곧 배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목록의 위에서부터 사면 돈이 가장 많이 드는 방식이 됩니다.
기체보다 조종기를 먼저 사는 이유
처음 사야 할 것은 조종기입니다. 기체가 아닙니다.
조종을 익히는 가장 싸고 안전한 방법은 시뮬레이터입니다. 컴퓨터에 조종기를 연결해 화면 안에서 날립니다. 부수지 않고, 배터리를 쓰지 않고, 날씨와 상관없이 연습합니다. 그런데 시뮬레이터를 하려면 조종기가 있어야 합니다.
기체를 먼저 사면 어떻게 되는가. 조종을 못 하는 상태로 첫 비행을 하고, 대개 부숩니다. 부순 뒤에 무엇이 부서졌는지 판단하려면 다시 부품 지식이 필요합니다. 조종기를 먼저 사면 이 순환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부품이 하는 일을 먼저 정리하면 목록이 짧아집니다
부품 목록이 길게 느껴지는 것은 각각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역할로 묶으면 셋입니다. 기체를 나는 부품, 조종자의 눈이 되는 부품, 손에 쥐는 장비.
기체를 나는 부품은 일곱입니다. 프레임에 나머지가 전부 붙습니다. 플라이트 컨트롤러가 머리 역할을 해서 조종 명령과 자이로 값을 견주어 모터마다 다른 값을 내보내고, 변속기가 배터리의 직류를 세 상의 교류로 바꾸어 모터를 돌립니다. 모터가 전기를 회전으로 바꾸면 프로펠러가 그 회전을 바람으로 바꿉니다. 수신기는 조종기가 보낸 전파를 받고, 배터리가 전체에 전기를 댑니다.
조종자의 눈이 되는 부품은 셋입니다. FPV 카메라가 기체 앞에서 본 것을 영상 신호로 만들고, 영상송신기가 그것을 전파로 쏘고, 안테나가 그 전파가 실제로 오가는 자리입니다. 이 셋은 기체를 나는 일과 별개의 경로로 움직입니다. 영상이 끊겨도 기체는 계속 날고, 반대로 기체가 멈춰도 영상은 잠시 더 옵니다.
손에 쥐는 장비는 조종기와 고글과 충전기입니다.
이렇게 세 갈래로 갈라 놓으면 "무엇을 사야 하나"가 "어느 갈래부터 정할까"로 바뀝니다.
부품끼리 맞는지는 계산으로 판단합니다
부품을 고를 때 가장 흔한 실수는 하나씩 좋은 것을 고르는 것입니다. 좋은 모터와 좋은 변속기와 좋은 배터리를 각각 골라 놓고 조립하면, 서로 맞지 않아 타거나 날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맞는지 안 맞는지는 취향이 아니라 계산으로 판단합니다. 네 가지를 봅니다.
추중비는 기체가 자기 무게의 몇 배를 밀어낼 수 있는지입니다. 이 숫자가 낮으면 뜨기는 하지만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전류 사슬은 모터가 뽑는 전류를 변속기와 배터리와 커넥터가 각각 견디는지 보는 것입니다. 사슬이라 부르는 이유는 가장 약한 고리에서 끊어지기 때문입니다. 변속기만 넉넉해도 커넥터가 못 견디면 거기서 탑니다.
KV는 모터의 회전 특성입니다. 셀 수와 프로펠러 지름이 정해지면 알맞은 KV 범위가 나옵니다. 높은 KV가 좋은 것이 아니라, 조합에 맞는 KV가 있습니다.
전비중량은 규제와 직결됩니다. 자작 기체는 무게를 스스로 계산해야 합니다. 250그램을 넘는지, 2킬로그램을 넘는지에 따라 필요한 자격과 절차가 달라집니다. 부품을 고르는 단계에서 이미 정해지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살 것을 목록으로 적기 전에 정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조종기를 사고 시뮬레이터로 조종을 익힙니다. 이 단계에서 기체는 필요 없습니다.
둘째, 부품이 하는 일을 훑습니다. 처음부터 다 외울 필요는 없고, 필요할 때 돌아와 읽는 참고 자료로 두면 됩니다.
셋째, 무엇을 하려는지 정합니다. 촬영인지, 레이싱인지, 자유 비행인지에 따라 같은 5인치라도 조합이 달라집니다.
넷째, 그 목적에 맞는 조합을 네 가지 계산으로 검증합니다. 여기까지 하면 살 것이 목록으로 나옵니다.
다섯째, 그때 부품을 삽니다.
목록을 먼저 만들고 사는 것과, 사면서 목록을 만드는 것은 다릅니다. 후자는 대개 두 번 삽니다.
다음에 할 일
조종기를 아직 안 샀다면 그것부터입니다. 시뮬레이터는 무료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여럿 있고, 조종기 하나로 몇 달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부품 조합을 이미 고민하고 있다면, 네 가지 계산 중 전비중량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나머지 셋은 잘못 골라도 부품을 바꾸면 되지만, 무게는 규제 구간을 넘기면 절차 자체가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