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스타트업 미디어가 부부 창업팀 인터뷰 기사를 올렸을 때 반응은 두 갈래였습니다. 창업 3년 만에 아기띠 하나로 연매출 150억 원을 기록했다는 이야기에, 절반은 감탄했고 나머지 절반은 "운 좋게 터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코니바이에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60%를 넘었습니다. 한국 부부가 직접 불편해서 만든 아기띠 하나가, 아마존과 자사 쇼핑몰을 통해 글로벌 육아 카테고리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7년이 지난 시점에서 해외 매출 60%는 운으로만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직접 불편해서 만들면 생기는 설득력

김승현·정지우 부부가 코니바이에린을 시작한 것은 2017년입니다.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당시 시중에서 팔리던 아기띠는 두꺼운 패드와 복잡한 버클 구조가 중심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패드 없이 부드러운 메시 소재로 아기를 감싸는 방식의 제품을 직접 설계했습니다. 착용법이 간단하고 세탁이 쉽고, 부모의 체형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쓸 수 있는 것이 기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완성된 판매 채널이 없었습니다. 블로그에 사용 후기를 올리고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구매 문의가 들어왔고, 주문을 받아 배송하는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시작 방식에서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두 사람은 팔기 위해 제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쓰고 싶어서 만들었습니다. 고객 인터뷰나 시장 조사가 먼저가 아니라, 자신들이 첫 번째 고객이었습니다. 만든 사람이 실제로 쓴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는, 별도의 마케팅 자료 없이도 구매자에게 전달되는 무게가 있습니다.

창업 이후 3년 만에 연매출 150억 원이라는 수치가 2019년 인터뷰에 나왔을 때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코니의 경로에서 더 눈여겨볼 것은 그 이후입니다. 초기 히트 제품을 만든 브랜드들이 흔히 택하는 경로가 있습니다. 라인 확장입니다. 아기 의류, 침구, 유모차 액세서리 등 연관 카테고리로 넓히면서 수익처를 다변화하는 것입니다. 코니는 그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기띠 카테고리 안에 집중을 유지하면서, 소재·핏·컬러 변형을 더해갔습니다. 그리고 아마존을 통해 해외 소비자와 연결되는 경로를 열었습니다.

아기띠는 문화권을 크게 타지 않는 제품입니다. 아기를 안아야 하는 부모의 몸 부담을 줄이고 싶다는 수요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독일이든 비슷하게 존재합니다. 제품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단순하면, 글로벌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비용도 낮아집니다. 코니는 이 보편성을 가진 제품을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판매 인프라에 올렸고, 리뷰가 쌓이면서 검색 가시성이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해외 매출 비중 60%는 그 경로가 수년에 걸쳐 쌓인 결과입니다.

낙관적 해석 뒤에 남아 있는 질문들

코니 성공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솔직하게 있습니다. 투자자와 브랜드 전략 분석가들 중에서는 이 모델의 구조적 한계를 지목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카테고리 특성에서 나오는 문제입니다.

아기띠가 필요한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혼자 걸을 수 있기까지, 실제 사용 기간은 길어야 18개월에서 24개월입니다. 같은 소비자가 반복 구매할 이유가 거의 없는 구조입니다. 브랜드가 성장하려면 신규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입시켜야 하는데, 출산율이 낮아지는 시장에서 이 문제는 더 선명해집니다. 글로벌 신시장으로 지속 확장하지 않으면 성장 천장이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은, 외면하기 어려운 구조적 비판입니다.

플랫폼 의존 리스크도 있습니다. 아마존 매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아마존 알고리즘 변화, 경쟁 브랜드의 가격 공세, 리뷰 어뷰징 공격 등 플랫폼 변수에 취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마존 검색 결과를 통해 구매한 소비자가 코니라는 브랜드 자체를 기억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플랫폼 의존에서 자체 채널 충성도로 이전하는 것이 장기적 안정성을 결정하는데, 이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은 많은 D2C 브랜드들이 공통으로 부딪히는 과제입니다.

이 비판들은 코니 모델 자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쟁점은 어떤 조건에서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한가입니다. 글로벌 신시장으로의 지속 진입, 또는 아기띠를 통해 형성한 브랜드 신뢰를 연관 카테고리로 확장하는 것. 코니가 앞으로 어느 경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 질문의 답이 달라집니다. 현재 수치가 인상적이더라도, 앞으로의 선택이 더 중요한 검증 지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소규모 창업자가 이 경로에서 꺼낼 수 있는 것

코니 사례에서 1인 사업자와 소규모 창업자가 참고할 만한 것은 거창한 전략 프레임이 아니라, 선택의 순서입니다.

많은 초기 창업자들이 채널 고민을 먼저 합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어떻게 모을 것인가,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중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광고비를 얼마나 써야 하는가. 이 고민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코니의 출발을 거슬러 올라가면 순서가 반대입니다. 제품을 먼저 만들었고, 직접 써봤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여줬고, 반응이 왔을 때 채널을 열었습니다. 채널이 제품보다 앞선 적이 없었습니다.

아마존을 통한 글로벌 판매 채널 진입 비용은 7년 전보다 낮아졌습니다. 소량 재고로 셀러 계정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현지 법인이나 파트너 없이도 해외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열려 있습니다. 코니가 선택한 경로를 지금 시작하는 창업자도 상당 부분 동일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앞에 제품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아마존에서 육아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에서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이 리뷰라는 것은 아마존 셀러들 사이에서 상식처럼 통용됩니다. 리뷰 수와 평점이 검색 가시성에 영향을 주고, 가시성이 높아지면 구매가 이어지고, 구매가 이어지면 리뷰가 더 쌓이는 구조가 작동합니다. 그런데 이 선순환이 작동하려면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실제로 좋은 제품이어야 합니다. 마케팅이 제품의 약점을 가리는 방식은 아마존에서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리뷰가 솔직하게 모이는 판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딩에 관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이 로고와 패키지와 브랜드 스토리를 먼저 설계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것들이 필요한 시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코니의 첫 번째 브랜드 자산은 블로그에 올린 사용 후기 하나였습니다. 직접 써보고 좋았다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쓴 것이 출발이었습니다. 완성된 브랜드 시스템을 갖추고 판매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팔면서 브랜드가 만들어졌습니다. 준비가 다 됐다는 느낌은 기다릴수록 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 카테고리를 좁게 유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선택지가 줄어들면 고객도 줄어든다는 논리입니다. 코니의 경우, 아기띠 집중이 그 카테고리 안에서의 리뷰 밀도와 검색 가시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동했습니다.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가 되는 것과, 여러 카테고리에 조금씩 존재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성장에 유리한가는 제품과 시장에 따라 다른 질문입니다. 코니는 전자를 선택했고, 그 선택이 지금의 숫자를 만들었습니다.

완성도가 충분하지 않아도 팔면서 배웁니다. 코니의 초기 아기띠와 지금 제품은 같지 않습니다. 판매하면서 소비자 피드백을 받고, 소재를 바꾸고, 핏을 개선하고, 컬러를 더하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출시를 미루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항상 옳은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시장에 내놓아야 무엇이 팔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기띠 하나로 시작해서 해외 매출 60%에 도달하는 데 코니에게는 7년이 걸렸습니다. 그 7년 동안 제품이 실제로 좋아야 했고, 채널을 찾아야 했고, 리뷰가 쌓여야 했고, 멈추지 않아야 했습니다. 특별한 자본이나 배경이 아니라 직접 불편해서 만든 제품 하나로 시작한 경로입니다. 지금 준비 중인 것이 그 첫 번째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채널 전략을 고민하는 것보다 앞에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