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초, 국내 한 직장인 정보 블로그 운영자가 구글 서치 콘솔의 월간 리포트를 열었습니다. 주력 키워드 클릭 수가 두 달 연속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자신이 상위에 올린 키워드를 직접 검색해 봤습니다. 검색 결과 상단에는 AI 개요가 펼쳐졌고, 그 안에 자신의 글에서 발췌된 문장 세 줄이 들어 있었습니다. 콘텐츠는 쓰임을 받았는데, 독자는 오지 않았습니다.

트래픽이 덜 왔다기보다, 트래픽이 만들어지는 방식의 전제 하나가 바뀐 것입니다.

클릭이 발생하는 전제

정보형 콘텐츠 사이트가 방문자를 얻어 온 방식에는 전제가 있었습니다. 검색 이용자가 질문을 해결하려면 어딘가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문을 입력하고, 결과 목록을 보고, 링크를 누르고, 페이지에 도착해 글을 읽는 과정이 한 묶음이었습니다.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은 이 흐름의 마지막 두 단계에 기댔습니다. 페이지에 도착하고, 거기서 시간을 쓰는 동안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이 전제가 흔들린 것은 구글이 이용자를 의도적으로 덜 내보내서가 아닙니다. 이용자가 이동할 이유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1년 사이, 전 세계 2,500개 뉴스 사이트의 구글 검색 유입이 34% 감소했습니다. 웹 분석 업체 차트비트(Chartbeat)가 집계한 수치입니다. 이 집계는 뉴스 사이트에 한정됐지만, 같은 검색 트래픽 의존 구조를 가진 정보형 블로그와 콘텐츠 사이트에도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합니다. 같은 기간 챗GPT를 통한 유입은 1%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빠진 34%는 챗GPT나 다른 AI 검색으로 옮겨간 것이 아닙니다. 챗GPT도 링크를 내보내지 않기는 구글 AI 개요와 같습니다. 질문을 받으면 답을 주고, 거기서 대화가 끝납니다. 구글 AI 개요도 마찬가지입니다. 답이 상단에 펼쳐지면, 그 아래 파란 링크로 내려가는 시선이 줄어듭니다.

어떤 쿼리가 먼저 사라졌나

34%를 단순한 총량으로 읽으면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의 구체성을 놓칩니다. 줄어든 유입이 고르게 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I 개요나 AI 답변이 잘 작동하는 쿼리 유형이 있습니다. "엑셀 VLOOKUP 사용법", "연차 계산 기준", "마케팅 ROI 공식", "파이썬 리스트 정렬 방법"처럼 답이 사실에 기반하고 형태가 일정한 절차형·정의형 쿼리입니다. 출처를 가릴 이유가 없고, 어디서 답을 얻든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은 쿼리입니다.

이 유형의 검색어가 정보형 콘텐츠 사이트에 가장 많은 유입을 가져다줬습니다. 검색량은 적지만 의도가 명확하고, 경쟁이 상대적으로 낮아 상위 노출이 가능하며, 방문자 체류 시간도 긴 편입니다. 수십에서 수백 개의 이 쿼리를 쌓는 방식이 SEO 기반 트래픽 전략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이 유형이 AI 답변에 가장 먼저, 가장 깔끔하게 흡수됩니다.

반대로,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쿼리가 있습니다. 특정 인물의 경험이나 판단이 필요한 질문, 최신 사건에 대한 맥락 파악, 사용자 본인 상황에 맞춘 조언입니다. "이 계약서에서 위험한 조항을 짚어달라"거나 "나 같은 상황에서 어떤 도구를 써야 하나" 같은 쿼리는 AI 개요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검색 쿼리가 클릭으로 이어지는 조건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합니다사실 기반·절차형 질문인가예: 방법·공식·기준 쿼리AI 개요가 즉시 답을 제공클릭 없이 검색이완결됩니다아니오: 맥락·판단·경험 필요 쿼리결과 링크로 안내페이지 방문이발생합니다

SEO 트래픽의 중심에 있던 쿼리 유형이 왼쪽 경로로 빠지고 있습니다.

광고 수익이 줄어드는 경로

클릭이 줄면 광고 노출이 줄고, 수익이 감소하는 것은 단순한 계산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거기서 한 단계 더 진행됩니다.

광고 단가, 즉 CPM은 방문자의 의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특정 질문을 가지고 검색을 통해 들어온 방문자는 해당 주제의 광고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엑셀 함수 사용법을 찾아 들어온 사람 옆에 엑셀 강의 광고가 뜨는 식입니다. AI 개요에서 이미 답의 핵심을 얻고, 이왕 들어온 김에 페이지를 훑어보는 방문자는 성격이 다릅니다. 정보를 구하는 의도가 약한 만큼 광고 반응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방문자 수가 줄어드는 동시에 남은 방문자의 단가까지 함께 내려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34%라는 유입 감소가 수익에 미치는 실제 충격은 그 숫자보다 클 수 있습니다.

구독 수익 모델도 예외가 아닙니다. 뉴스레터 구독자를 모으는 첫 경로가 검색 유입이었다면, 신규 구독자 흐름도 함께 줄어듭니다. 검색에서 글을 발견하고, 마음에 들어 구독 신청을 하는 경로가 막히기 때문입니다.

직접 채널이 달라지는 이유

뉴욕타임스는 검색 유입에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 일찍부터 이동했습니다. 유료 구독자를 직접 확보하고, 이메일 뉴스레터와 팟캐스트로 독자와 직접 연결되는 채널을 키웠습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AI 봇이 자사 서버에 접근할 때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네이버는 AI 검색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파트너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대응들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검색엔진을 통한 발견에 기대지 않겠다는 방향입니다. 구글이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오는 독자를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의 1인 콘텐츠 운영자 입장에서 뉴욕타임스의 이동을 그대로 따라가기는 어렵습니다. 유료 구독으로 전환될 만한 브랜드 자산의 규모 자체가 다릅니다. 그러나 방향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검색을 통해 새 독자를 만나는 경로가 좁아지고 있다면, 이미 만난 독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가치가 그에 반비례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직접 채널, 즉 이메일 구독자 목록이나 특정 플랫폼의 팔로워 기반이 부차적인 자산으로 취급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검색 유입이 충분할 때는 직접 채널 구축이 급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순서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구글 알고리즘이 무엇을 바꾸든, 이미 구독된 이메일은 받은 편지함으로 갑니다. AI가 검색 결과 상단을 어떻게 채우든, 팔로워가 알림을 켜 두었다면 콘텐츠는 전달됩니다.

오랫동안 소속 기관이 연결해 준 관계에 의존해 온 사람이 그 소속을 잃고 나서 가장 먼저 실감하는 것 중 하나가 있습니다. 자신을 스스로 찾아오는 관계를 미리 만들어 두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기관이 없어진 자리에 대체 경로가 없는 것입니다. 검색 알고리즘이라는 외부 경로에 의존해 온 콘텐츠 사이트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플랫폼 바깥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독자를 얼마나 확보했는가가, 지금부터 측정해야 할 수치입니다.

챗GPT가 1%도 채우지 못했다는 수치가 실제로 보여주는 것은, AI가 트래픽을 빼앗아갔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검색 기반 트래픽 자체가 수축하고 있으며, 어떤 플랫폼도 그 자리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메워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빠진 자리는 지금 비어 있습니다.

콘텐츠를 발행하는 이유가 검색 노출이라면, 지금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새로운 SEO 전략이 아닙니다. 검색 유입이 내일 0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살아남는 독자층이 현재 몇 명인지입니다.